Lifestyle
AI랑 사는 하루를 시간표로 적어봤습니다
"AI가 라이프스타일을 바꾼다"는 문장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냥 제 하루를 적기로 했습니다. 2026년 6월 기준 평일이고, Ian과 다른 부분은 중간에 표시했습니다.
06:30 — 기상
웨어러블이 수면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침에는 안 엽니다. 일요일에 추세만 봅니다. 첫 30분은 기기 없이 물, 스트레칭, 창문.
자동화한 건 커튼과 조명입니다. 일출 시간에 맞춰 열리게 해뒀는데, 설정에 10분 걸렸고 6개월째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 자동화 중에 가성비가 제일 좋았습니다.
07:00 — 브리핑 듣기
밤사이 쌓인 걸 에이전트가 아침 브리핑 하나로 정리해둡니다. 구성은 몇 번 갈아엎었습니다.
- 내 프로젝트에 영향 주는 뉴스만 — 키워드가 아니라 "진행 중인 프로젝트 목록에 영향을 주는가"로 거릅니다. 하루 3~5건으로 줄었습니다.
- 오늘 일정의 맥락 — 미팅 상대와의 지난 대화 요약, 열어봐야 할 문서 링크.
- 어제의 미결 — 답장 안 한 것, 하다 만 것.
준비하면서 오디오로 듣습니다. 12분. 예전에는 피드를 40분 스크롤하고도 머리에 남는 게 없었는데, 이게 확실히 낫습니다.
Ian은 다르게 합니다. 아침 브리핑 자체를 안 보고 11시에 처음 확인합니다. 아침의 뇌는 뉴스가 아니라 설계에 쓴다는 게 이유인데, 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정답이 하나는 아닌 듯합니다.
07:30–09:00 — 입력 금지 구간
하루 중 가장 어려운 일 하나를 합니다. 이 시간에 AI를 안 쓰는 건 아닙니다. 입력을 안 받을 뿐입니다.
패턴은 대충 이렇습니다. 초안을 30분 동안 제 문장으로 쓰고, 음성으로 모델에게 반론을 시키고("이 논리에서 제일 약한 고리가 뭐야?"), 반론을 반영해서 다시 씁니다. 모델을 대필가로 쓸 때보다 스파링 파트너로 쓸 때가 확실히 낫습니다.
09:00 — 이동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25분 걷습니다. 걸으면서 그날의 문제 하나를 음성으로 정리하면 도착할 때쯤 구조화된 노트가 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바꾼 습관 중에 이게 제일 컸습니다.
10:00–16:00 — 일
3년 전과 비교하면 업무 시간의 구조가 가장 많이 달라진 구간입니다.
- 위임 목록이 문서로 있습니다. 경쟁 동향 모니터링, 회의록 정리, 데이터 클리닝, 초벌 리서치는 에이전트 담당. 기준은 "실패해도 되돌릴 수 있는가" 하나입니다.
- 에이전트 산출물은 11시와 16시에 몰아서 검토합니다. 실시간으로 핑퐁하면 몰입이 깨져서 금지했습니다.
- 정보 공유용 회의는 요약본 회람으로 바꿨더니 회의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남은 회의는 결정과 토론뿐이라 오히려 밀도가 높아졌고요. 1:1의 절반은 걸으면서 합니다.
숫자로 보면, 반복 작업에 쓰던 주당 9시간이 검토 2시간으로 줄었습니다. 남은 7시간을 회의로 채우지 않고 딥워크 블록으로 지키는 게 관건인데, 솔직히 자동화 자체보다 이게 더 어렵습니다.
16:00 — 배우는 시간
주 5시간을 학습 시간으로 캘린더에 박아뒀습니다. 이 속도의 시대에 이거 없이는 못 버티겠다 싶어서요.
새 모델이나 도구가 나오면 뉴스 말고 저희 평가 세트로 판단합니다. 30분이면 끝납니다. 격주 금요일에는 실험 공유회를 하는데, 성공담보다 실패 로그가 더 인기가 많습니다.
19:00 — 저녁
요리는 레시피 추천까지만 AI, 조리는 손으로. 가족이나 친구한테 보내는 메시지는 초안조차 안 시킵니다. 러닝은 기록만 자동이고 의지는 수동입니다.
일부러 남겨둔 불편함 목록이 있다는 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전부 자동화할 수 있는 시대에는 뭘 자동화하지 않을지가 그 사람을 설명하게 되는 듯합니다.
22:30 — 마감
하루의 마지막 기록은 손으로 쓰는 세 줄입니다. 오늘 배운 것, 내일 첫 일, 감사한 것 하나. 3년째 하고 있고, 이건 자동화할 계획이 없습니다.
시작해보고 싶다면
2주 정도 잡고 이 순서로 해보시면 됩니다.
- 1주차 — 자동화 말고 측정부터. 반복 작업에 쓰는 시간을 기록하면 위임 후보가 보입니다.
- 1주차 — 새 도구 알림 전부 끄기. 필요하면 그때 켜면 됩니다.
- 2주차 — 가장 반복적인 작업 하나만 에이전트에 위임하고, 하루 2회 검토 시간을 고정.
- 2주차 — 아침 90분 입력 금지 실험. 이거 하나가 도구 열 개보다 컸습니다.
이 루틴을 받치고 있는 도구 스택은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버린 도구 목록까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