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Trends
2026년 3분기, 지금 알아두면 좋은 다섯 가지
릴리스 노트와 논문이 매주 쏟아지는데, 정작 "그래서 내 일이 뭐가 달라지는데?"에 답해주는 글은 드뭅니다. 그래서 이번 분기 흐름 중에 실무에 진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느낀 것만 다섯 개로 추려봤습니다. 직접 써보고 확인한 것만 적었습니다.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용어집을 열어두고 읽으시면 됩니다.
1. 에이전트가 데모를 벗어났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에이전트는 "시연은 되는데 맡기기는 불안한" 물건이었습니다. 올해 달라진 건 모델이 아니라 주변 장치더라고요.
- MCP 같은 프로토콜이 자리를 잡으면서, 사내 시스템에 에이전트를 붙이는 게 "통합 프로젝트"에서 "커넥터 설정"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 컨텍스트 관리와 체크포인트가 프레임워크에서 해결되기 시작해서, 30분짜리 리서치나 마이그레이션을 맡기는 게 현실적이 됐습니다.
- 성공률 100%는 여전히 없습니다. 달라진 건 실패를 검토 큐로 보내는 설계가 표준이 된 겁니다. "에이전트가 다 한다"가 아니라 "에이전트가 초안을 만들고 사람이 승인한다" — 결국 이 패턴이 이기고 있습니다.
저희도 반복적이고, 검증 가능하고, 실패해도 되돌릴 수 있는 일부터 넘겼습니다. 코드 리뷰 준비, 경쟁사 모니터링, 데이터 정리 같은 것들이요. 고객한테 바로 나가는 발송은 아직 사람 승인 뒤에 두고 있습니다.
2. 온디바이스가 조용히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프라이버시 문제와 비용 문제의 답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작은 모델을 그냥 내 기기에서 돌리는 거요.
노트북에서 돌아가는 오픈 웨이트 모델의 품질이 어느새 "간단한 요약·분류는 클라우드가 필요 없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사내 문서 검색이나 회의록 요약처럼 데이터가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일의 도입 장벽이 사라지고 있고요. 호출당 과금이 0이 되니까 "이걸 AI한테 시켜도 되나?"라는 계산 자체가 없어지는데, 이게 생각보다 큽니다. 습관이 바뀌는 지점이라서요.
저희는 회의록과 개인 노트 정리를 로컬 모델로 옮겼는데, 품질 차이를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3. 평가 세트 있는 팀과 없는 팀의 격차
"어떤 모델이 좋아요?"라는 질문을 요즘도 많이 받는데, 답은 항상 같습니다. 당신의 작업에서 재보세요.
모델 교체 주기가 분기 단위로 빨라지면서, 자기 업무 기준의 평가 세트를 가진 팀과 없는 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거창할 필요도 없습니다. 실제 업무에서 뽑은 입력 30~50개, 기대 결과, 채점 기준. 이것만 있으면 신모델이 나올 때마다 30분 안에 "우리한테 이득인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번 달에 하나만 한다면 이겁니다. 컨설팅 들어가서도 첫 주에 하는 일이 결국 이거고요.
4. 규제 시계는 진짜로 돌아갑니다
EU AI Act의 범용 AI 의무가 8월부터 본격 적용 단계에 들어갑니다. 유럽에 사용자가 있다면 남의 일이 아닙니다.
당장 필요한 건 거창한 게 아니라 목록입니다. 어떤 AI를 어디에 쓰는지 적은 인벤토리, 고위험 용도 분류, 데이터 출처 정리. 한국 AI 기본법 시행령 논의도 방향은 같습니다 — 무엇을 쓰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스프레드시트 한 장이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시작하면 편하고, 미루면 귀찮아집니다.
5. 멀티모달의 실무 진입점은 음성이었습니다
이미지·영상 생성이 화제는 다 가져가는데, 정작 업무에 빨리 스며든 건 음성이었습니다.
회의 녹음 → 요약 → 액션 아이템 추출 파이프라인은 이제 셋업이 메신저 봇 설치 수준입니다. 그런데 써보니 음성 입력의 진짜 가치는 받아쓰기가 아니었습니다. 걸으면서 말한 10분이 앉아서 쓰는 40분을 대체하더라고요. 생각의 속도로 초안이 나옵니다.
아직 음성 워크플로가 없다면 회의록부터 해보시면 됩니다. Kay가 하루 시간표 글에서 이 루틴을 자세히 적었습니다.
무시해도 됐던 것들
반대로, 이번 분기에 시간 쓸 필요 없었던 것들도 적어둡니다.
- AGI 타임라인 논쟁 — 재미는 있는데 분기 계획에 영향이 없습니다.
- 매주 바뀌는 리더보드 1위 — 3번의 평가 세트가 있으면 볼 필요가 없어집니다.
- "AI가 직업 X를 대체한다" 기사 — 대체되는 건 직업이 아니라 작업 단위입니다. 자기 작업 목록을 보는 게 기사 열 개보다 낫습니다.
다음 브리핑은 온디바이스 모델 비교 테스트 결과와 같이 올리겠습니다. 지금 돌리는 중인데, 숫자가 꽤 재밌게 나오고 있습니다.



